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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주제로 얘기하는 나/연구원의 과학,실험얘기

[실험] 동물실험의 마지막단계는 뭐다? '해부' 다!!! (해부사진有)

by 노혼혼 2020.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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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이 마무리된 실험동물들의 마지막은 어떤 모습일까?

 

물론 실험하다가 폐사되는 개체들도 많다.

 

약물에 중독되어 폐사된 개체들, 쇼크사, 사고사, 개체간 경쟁으로 폐사하는 개체들,

 

물론 케이지관리를 제대로 해주지 않아서 폐사하는 개체들도 있다.

 

 

이렇게 실험자들의 마음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마음아픈 이유들이 아닌

 

마지막까지 실험을 위해 몸을 불사르는 고마운 개체들도 있다.

 

그런 개체들은 혈액부터 장기까지 아낌없이 나눠주고 간다.

 

 

오늘은 내가 키우는 작은 누드 마우스들의 채혈 및 장기 블록 제작이 있었다.

 

이렇게 여러 마리의 동물을 보내줘야하는 날에는 

 

그 전날부터 긴장이 된다 ㅠㅠ

 

그래도 이런 긴장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어야 실수를 면할 수 있다.

 

실험동물윤리법에 따라서 마지막을 편안하게 보내줘야하기 때문에

 

마취가 필요하면 제대로 마취를 시켜줘야하고

 

신속하고 정확하게 원하는 장기를 수확하고 혈액을 채취해야 한다.

 

 

누드마우스는 전혈이 겨우 1.5ml 정도밖에 없는데

 

분석할 정도의 양을 채혈하려면 혈액이 굳기전에 최대한 빠르게 채혈해야 한다.

 

혈청 분석하려면 적어도 500ul 정도는 필요하기 때문에

 

긴장을 바싹 하고 들어갔다.

 

이제 혈액 채취를 해보자!!!!

(채혈방법들에 대해서는 추후에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우선 나는 이소프로필알코올로 마취를 했다.

 

혈액을 뽑으려면 폐사시키고 뽑는것 보다는

 

호흡 마취 해서 살아있는 상태에서 심장박동이 있을 때가 훨씬 수득률이 높기 때문이다.

 

거즈에 알콜을 잔뜩 묻혀서 튜브에 넣고 마우스도 같이 넣어서 호흡마취 시킨다.

 

 

처음에 채혈방법을 모를 때는 그냥 방혈해서

 

(방혈이란? 대동맥을 끊어서 피를 흘려 폐사시키는 방법을 말함)

 

위로 흘러나오는 혈액을 주사기로 뽑아 수확하려고 했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 공기와 접촉하게 되는 혈액이 많아서

 

바로 굳어버려 사용할 수 없게 된다는 말을 듣고

 

어떻게든 채혈방법을 찾아내서 이론으로 공부하고 바로 실전에 들어갔다. ;;

 

(실전을 연습처럼 하고 있는.... 에효 ㅠㅠㅠ)

 

고정 후 해부한 모습. 출처_나

표피를 잘 잡고 껍질을 벗기면 보이는 상태는 위 사진과 같다.

 

혈액 채취를 위해서는 아래의 장기들을 잘 치운 다음에 뒤에 있는 대동맥을 찾아야 한다.

 

장기 치울 때 손가락으로 치우면 장기들이 다칠 수 있으므로 휴지를 찢어서 휴지로 살살 치우도록 한다!

 

장기들을 잘 치우면 빨간 동그라미 부분에 큰 혈관이 하나 지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게 마우스의 대동맥이다.

 

주사기의 사면이 아래를 향하게 해서 찔러 넣어야 한다.

 

사면이 위로 가게 해서 찌르면 혈관이 주사기가 다 들어가기 전에 찢어져서

 

혈액이 흘러 넘칠 수 있다.

 

그 다음에 심장마사지를 해주면서 뽑을 수 있을 만큼 뽑아서 튜브에 옮겨 담는다!!

 

(헤파린이나 EDTA 등 응고방지제가 들어있는 튜브에 옮겨도 되지만

나는 혈청 분석을 해야했어서 어떤 clotting reagent랑도 섞어주지 않았다.

상온에서 30분 정도 둔 다음에 cfg 돌려서 혈청 딴 다음 업체에 퀵으로 보냈다.

보냈더니 하루만에 결과 나왔다!!) 

 

 

채혈이 끝났으면 이제 장기를 수확한다.

 

여러 개의 디쉬에 DPBS를 준비해놓고 (혈액 씻어내는 역할)

 

등 쪽 아래 부분에 있는 장기부터 열린 배쪽 에 있는 장기의 순서로 떼어낸다.

 

나는 spleen, kidney, liver, heart 가 필요했어서

 

밑에 있는 spleen, kidney, liver, heart 순서대로 해부했다.

 

간은 진짜 손상가기 쉬우니까 조심해야 된다 ㅠㅠ 가위가 조금만 스쳐도 상처가 슉 .. 

 

근처에 붙은 지방조직도 잘 떼내가면서 수확한다.

 

 

심장은 갈비뼈 위 쪽 흉강에 있으므로 밑에 있는 다른 장기들 다 걷어낸 다음

 

갈비뼈를 자르고 폐를 떼낸 후 잘라낸다.

 

너무 심장 가까이에서 자르면 혈관이 날아가면서 심장이 벌어지니까

 

목 끝까지에서 잘라서 디쉬에서 정리하도록 하자!!

 

mouse heart.... 

심장은 특히 피를 많이 머금고 있어서 피를 잘 빼주지 않으면

 

섹션 한 다음 관찰이 어려울 수 있다.

 

심장 위쪽 잘라낸 부위를 잘 살펴보면 큰 혈관구멍이 있는데

 

이쪽으로 DPBS를 이용해서 perfusion 해서 피를 잘 빼주도록 한다.

 

심장과 마찬가지로 샘플링 하는 조직에 붙어있는 지방과 혈액을 잘 빼줘야 한다!!


아무튼 이렇게 폭풍과도 같은 하루가 지나갔다.

 

힘들어도 블록 제작 된거 옆에 두면 좀 뿌듯(?) 하기도 하고

 

그래도 육체적으로 심적으로 힘들긴 하다 

 

불쌍한 쥐 ㅠ.ㅠ

 

실험 결과가 잘 나와야 할텐데 ㅠㅠㅠ

 

동물실험 진짜 스케일이 큰 만큼 에너지가 너무 많이 들어간다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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