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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제왕절개 분만아에게 어머니의 분변이식을 한다구?!

by 노혼혼 2020.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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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화순국제백신포럼에 다녀온 적이 있다.

 

그 때 마이크로바이옴을 전문적으로 연구하시는 교수님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미생물을 많이 공부하진 않았지만 그 강의를 듣고 정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마이크로바이옴, 장내 미생물이 체내에서 많은 역할을 한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소화계 뿐만 아니라 면역계에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그 때 비로소 제대로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 때 들었던 내용 중

 

제왕절개로 태어난 신생아와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신생아의 면역계가 크게 달라 지는데 

 

그 이유가 태어나자마자 만나는 외부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

 

이 내용이 정말 신기 했다. 사실 정말 몰랐었다!!

 

제왕절개로 태어나는 신생아들은 제일 처음 만나는 외부환경이

 

어머니의 피부, 자신을 들어올리는 의사의 장갑 등 일 것이다.

 

그 곳에 존재하는 미생물들을 가장 처음 접하면서, 그렇게 주어지는 면역계가 갖춰진다고 한다.

 

자연분만으로 태어나는 신생아의 경우에는, 제일 처음 어머니의 질, 산도를 통해 나오면서

 

모체의 몸 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미생물들을 제일 처음 만나게 된다.

 

모체가 건강한 미생물 환경을 가지고 있으면, 신생아도 그에 맞게 좋은 면역계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주어지는 면역계가 신생아에게는 정말 중요하다.

 

신생아의 소화관은 무균 상태에 가깝기 때문에, 처음 만나는 미생물총이 신생아의 면역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제왕절개로 태어난 신생아도 이런 환경을 만들어 주는 방법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다고 한다.

 

 

어디서 잠깐 본 내용인데,

 

이런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서

 

제왕절개 분만 전 모체의 질 속에 멸균된 거즈를 1시간에서 2시간 넣어두고 다시 꺼내 잘 보관해놓은 다음,

 

제왕절개 후 그 거즈로 신생아를 잘 닦아주어

 

어머니의 미생물환경을 물려준다는 그런 방법도 있다고 한다.

(어디서 읽었는데 출처는 도저히 모르겠다 ㅠㅠㅠㅠ)

 

또 한가지 방법은

 

어머니의 분변이식 ?!?!!?

 

분변이식이 그 해결법을 제공한다고 한다. (으잉?!)

 

사실 분변이식은 최근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가 떠오르면서 많이 언급되고 있는 연구방법인데,

 

품질관리 방법과 양산화 방법이 정형화 되지 못해서 연구가 어렵다고 한다.

 

그런데,

 

제왕절개 분만아들의 미생물환경을 위해서 어머니의 분변이식을 한다구?!

 

이에 관련된 연구가 2016년도에 진행되었는데,

 

한 논문에서 '제왕절개 분만아들에게 엄마의 분변을 아주 조금 투여할 경우, 장내미생물,

 

소화계에 서식하는 세균, 바이러스, 균류의 생태계를 정상화 하고 면역계를 건강하게 출발시킬수 있다'고 제안했다.

 

생애 초기의 미생물이 임계성장기 동안에 면역계에 시동을 건다고 생각하는 많은 연구자들은

 

제왕절개 분만아들이 이러한 면역계의 획득 기회를 잃기 때문에

 

나중에 면역관련질환을 앓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Maternal Fecal Microbiota Transplantation in Cesarean-Born Infants Rapidly Restores Normal Gut Microbial Development: A Proof-of-Concept Study

 

올해 10월 1일, <Cell> 지에 출판된 연구결과를 아래에 기술해보았다.

 

제왕절개 분만아들에게 엄마의 질내 미생물을 파종했는데, 별로 효과가 없다고 판단되자

 

한 가설로, 자연분만아들이 출생과정에서 어쩌다보니 모체의 분변을 약간 섭취하고,

 

이를 통해 미생물을 획득하는게 아닐까 하는 가설을 세웠다고 한다.

 

그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서, 제왕절개를 준비하고 있는 여성 17명을 모집하여

 

분만 3주전 분변을 채취, 유익균과 유해균 유무를 검사했다.

 

무균 상태임이 확인된 7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3.5mg~7mg의 희석된 분변물질을 5ml의 모유와 혼합하여 신생아들에게 먹였다고 한다.

 

그리고, 신생아의 대변 속 유전물질을 시퀀싱해서 장내미생물을 분석했는데,

 

분변이식을 받지 않은 제왕절개 분만아와 비교했을 때,

 

분변이식을 받은 제왕절개 분만아들이 자연 분만으로 태어난 신생아들과

 

3주 이내에 유사하게 장내 미생물 환경이 진화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일반적으로 분변이식을 받지 않은 제왕절개 분만아들의 경우에는 약 1년 정도 걸려서 미생물 환경을 만든다고 한다.

 

 

너무 신기하잖아?!?!!?!?!!?

 

 

게다가, 분변이식을 받은 신생아들은 풍부한 박테리아를 보유하게 되었고, 

 

분변이식을 받지 않은 신생아들과 비교했을 때 병원성 세균이 유의미하게 적은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 얼마나 많은 분변을 신생아에 노출시킬 것인지를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 정확한 용량을 알아내려면 정말 신중하게 검사를 해야하고, 장기연구를 통해 안전성을 평가해야만 한다.

 

엄격한 의학적 관리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가정에서 임의적으로는 절대 시행해서는 안된다.

 

 

이렇듯, 마이크로바이옴에 관련된 정말 다양한 연구가 쏟아지고 있다.

 

화순국제백신포럼에 갔을 때도 마이크로바이옴에 관련된 내용과 분변이식에 대해서 강의를 들었었는데,

 

이렇게 Cell지에 출판될 정도로 따끈따끈한 연구주제라니!!!

 

 

미생물의 세계는 정말 다채로운 것 같다.

 

내가 다루고 있는 세포 분야와 또 다른 분야라서, 이런 연구들이 빛을 보이며 세상에 나올때 

 

정말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다!!!


참고자료

 

[BRIC Bio통신원] [바이오토픽] 엄마의 분변 이식: 제왕절개 분만아의 장내미생물 정상화, 면역계 강화 ( https://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22450 )

 

https://www.cell.com/cell/fulltext/S0092-8674(20)3108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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